〈귀 울림 및 윙윙거림〉 “이명이 불치병이라고요?” — 오해와 진실, 그리고 치료 가능성

 당신의 귀가 보내는 작은 신호,

지금부터라도 귀 기울여 주세요.
이명은 고칠 수 없다는 편견, 이제 내려놓으셔도 됩니다.

〈귀 울림 및 윙윙거림〉 “이명이 불치병이라고요?” — 오해와 진실, 그리고 치료 가능성



안녕하세요. 저는 서울에서 근무 중인 9년 차 30대 공무원입니다.
말하자면 꽤 안정적인 직장과 생활을 누리고 있는 편이죠.
그런데 제가 이 글을 쓰게 된 건, 제 삶에서 아무도 모르게 스트레스를 파고들었던 ‘이명’이라는 녀석 때문입니다.
처음에는 그냥 피곤해서,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넘겼지만
결국 이게 제 일상에 얼마나 깊이 파고들 수 있는지를 뼈저리게 겪고 나서야
제대로 된 정보를 찾아보고, 관리하고, 제 몸의 목소리를 듣게 되었습니다.

혹시 지금 이 글을 보고 계신 분 중에서도
“어? 나도 가끔 귀에서 삐- 소리 나는데…”
“지직거리는 소리가 들리긴 하는데, 그냥 피곤해서 그런가 보다…”
이런 생각을 하고 계시다면,
지금 이 글이 작은 참고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.


■ 시작은 단순한 ‘윙윙거림’이었다

처음 증상을 느낀 건 2년 전,
코로나 이후 재택근무와 출장 업무가 엇갈리던 시기였습니다.
책상 앞에 오래 앉아 있고, 마스크를 끼고 민원 응대도 해야 하고,
그 와중에 야근과 보고서까지 겹치던 어느 날
조용한 집에 혼자 앉아 있는데 귓속에서 “삐이이이—”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습니다.

처음엔 그냥 가벼운 현상일 거라 생각하고 넘겼죠.
하지만 그 소리는 점점 잦아지고,
밤에는 귀에 붙어 있는 모기 소리처럼 거슬리기 시작했습니다.
문제는 이 소리가 밖에서는 안 들리는데, 저 혼자만 듣는다는 점이었어요.

사람들한테 말하면 다들
“피곤해서 그래”, “신경 쓰지 마”, “그런 거 다 지나가”
이렇게 말하더군요.
그런데 이건 정말… **“신경 안 쓰려 해도 안 쓸 수가 없는 소리”**예요.


■ 병원에서 들은 말, “이명은 완치가 어렵습니다”

결국 대학병원 이비인후과를 찾아갔습니다.
청력검사, 영상 촬영, 혈압 체크 등등
한참을 검사한 뒤 교수님께서 말씀하셨어요.

“청력은 아주 양호한 편이지만,
이명 증상은 신경계 피로나 스트레스성에서 비롯될 가능성이 높습니다.
완치라고 부를 수는 없지만,
관리하면 일상에 지장 없을 정도로 줄어들 수 있습니다.”

순간 마음이 철렁했어요.
‘완치가 어렵다’는 말은 결국
이 소리랑 평생 같이 살아야 할 수도 있다는 뜻이잖아요.
그 말이 현실로 다가오자
스트레스는 배로 불어나고,
잠도 안 오고, 집중력은 흐려지고, 일할 때도 자꾸 신경이 쓰이더라고요.


■ 이명, 알고 나니 '불치'가 아니라 '복합 증상'이더라

한동안 인터넷을 뒤지고, 책도 찾아봤습니다.
그러면서 알게 됐어요.
이명이라는 건 단순히 귀에 문제가 있어서 생긴 게 아니더라고요.

실제로 많은 경우
✔ 스트레스
✔ 만성 피로
✔ 자세 불균형
✔ 턱관절 문제
✔ 수면 부족
✔ 고혈압이나 혈액순환 이상
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청각신경이 과민 반응하면서
‘소리가 난다고 착각하는 것’이라는 설명이 꽤 설득력 있게 느껴졌어요.

그래서 저는 조금씩 생활 습관을 바꾸기로 마음먹었습니다.


■ 제가 실제로 실천한 관리법

  1. 저녁 10시 이후 스마트폰 사용 금지
    이전에는 자기 전까지도 업무 카톡, 기사, 유튜브를 들여다봤는데
    디지털 빛이 뇌를 자극해서 잠들기 어려워지고, 이명도 심해지더라고요.

  2. 귀 마사지를 매일 5분씩
    귓볼 돌리기, 귓바퀴 누르기 등 간단한 마사지인데
    혈류 순환이 좋아지면서 확실히 귀가 덜 예민해졌습니다.

  3. 조용한 환경 피하기
    너무 조용하면 이명이 더 크게 들립니다.
    그래서 저녁에는 잔잔한 자연 소리나 백색소음을 틀어놓고 자요.

  4. 커피와 술 줄이기
    평소 카페인 중독에 가까웠는데, 줄이고 나니 소리도 줄더군요.
    술은 아예 끊었습니다.
    특히 회식 다음 날 이명이 확 올라오는 걸 몇 번 경험하고는 단념했어요.

  5. 명상과 가벼운 운동
    명상이 처음엔 어색했지만,
    매일 10분이라도 호흡을 의식하며 마음을 가라앉히는 게
    생각보다 효과 있더라고요.
    요즘은 점심시간에 사무실 근처 공원 돌기 운동도 병행 중입니다.


■ 지금은요?

완전히 없어지진 않았습니다.
지금도 조용한 공간에 있으면
희미하게 ‘삐—’ 하는 소리는 들립니다.

하지만 중요한 건,
이 소리에 내가 끌려다니지 않는다는 것이에요.
처음에는 소리가 나면 멘탈이 무너지고 그날 하루가 망가졌는데,
지금은 “아, 또 왔구나. 알았어, 하지만 난 내 할 일 할게.”
이런 마음가짐으로 바뀌었어요.

그리고 무엇보다 큰 변화는
이 증상이 단지 귀의 문제가 아니라
내 전반적인 삶의 밸런스를 조절하라는 경고음이었다
는 걸 깨닫게 된 거예요.


■ 마무리하며 – 이명은 ‘불치병’이 아닙니다

이명은 무섭습니다.
눈에 보이지 않고, 타인에게 설명도 잘 안 되고,
본인만 듣는 소리라서 고립된 느낌이 들거든요.

하지만 그것만으로 포기하지 마세요.
몸이 보내는 신호에 귀 기울이고,
하나씩 삶의 리듬을 되찾아가는 과정
이 곧 이명 극복의 길이라고 저는 믿습니다.

저도 여전히 공무원으로 바쁘게 일하고 있지만
더 이상 그 소리 때문에 무너지지 않습니다.
그리고 이 글을 쓰는 것도,
누군가 저처럼 혼자 끙끙 앓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입니다.

혼자라 생각하지 마세요.
그리고 ‘이건 못 고쳐’라는 말, 절대 믿지 마세요.
바꾸면 달라집니다.
조금씩, 하지만 확실하게.